책을 펼쳤으면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반드시 다 읽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요!
책 읽기를 목표로 하고, 한 권에 몇 권 읽기를 정하고 나면, 왠지 펼친 책은 끝까지 다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는 합니다. 특히, 목표를 정하고 이제 막 시작했을 무렵, 중도에 그만 읽고 싶은 책을 만나면 아직 목표치에 한 권도 도달하지 못했는데 중도 포기한 느낌이 들어서, 억지로 읽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책은 시작하면 반드시 끝까지 읽는 것만이 '그 책을 읽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저는 꽤 오랫동안 위 질문에 '그렇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에 적힌 글자를 한 글자도 빼지 않고 모두 읽어야지만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말 그대로 '글자'를 읽은 거지 책을 읽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꼼꼼하게 읽었던 책이라도 완벽하게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문장이 기억나는 것도 아니며, 모든 이야기가 생각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건 책을 읽을 때 집중했냐, 푹 빠져서 읽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아닙니다. 인간이란 다 기억할 수 없습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요)
그렇다면,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단어',
'한 문장',
'하나의 와닿음', '느낌'
그것을 얻는다면 그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서란 자신을 위해 책을 읽는 것이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 모임이나 독서록 작성처럼 특정 이유가 있어서 읽은 책이 아니라면,
책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인물이 한 행동과 말, 사건 다 기억해야만 하는 걸까요?
물론 책을 읽을 때, 다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이 '보편적인 독서법'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올바른' 독서법일까요?
독서법도 교육법에 포함될 수 있으니,
심부름하기부터 친구와 노는 법까지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을 하나씩 배우는 아이의 상황에 빗대어 보겠습니다.
이제 책이랑 친해져야 하는 단계에 있는 아이에게,
책은 친구가 재밌게 읽었다고 해서 나에게도 재미있는 책이 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데,
"무조건 그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다른 거 하면 안 돼!
읽던 것 다 읽고!"
라고 한다면, 올바른 독서 교육법일까요?
한 권의 책을 읽을 때, 중간부터 읽을 수도 있고, 뒷부분부터 읽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순서를 바꿔서 읽으면 색다른 재미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죠.
아이에게 시작한 것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에 흥미를 붙이고 좋아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조~금은 더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책을 완독 해야지만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책의 글자를 다 읽었다고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작가가 서술한 흐름대로 빠짐없이 읽어야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것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하는 분이 있을 겁니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알면, 그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일까요?
본인이 느끼지 못했다면, 안다는 사실만으로 그 책을 읽은 것일까요?
그렇게 말해도 되는 것일까요?
어느 작가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책이 자기 손을 떠나 출판되어 나온 순간부터 더 이상 나의 이야기 아니다.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다.'
작가는 작가가 분명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썼겠지만,
생각지도 못하는 점을 알게 될 수도 있지요. 느낄 수도 있고요.
자기가 책을 읽고 느낀 바가 있다면,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느냐
순서대로 읽었느냐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책을 읽고 마음에 남는 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너무나 좋은 독서였다.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읽다가 진심으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더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싶으면
과감하게 덮으세요!
괜히 억지로 하다가 '책 읽기'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게 된다면
더 큰 손실입니다.
그렇다고 읽는 책마다 조금씩 읽다가 덮고 읽다가 덮고 하지는 마시고요~
왜냐하면 앞부분의 내용을 쌓아야지, 그 내용을 바탕으로 알게 된 뒷부분이 재미있는 책도 있으니까요!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는다는 것이라는 사실,
잊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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