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거부감 줄이는 방법
최근 루틴 만들기, 자아 실천 하기, 목표 세우기가 하나의 유행처럼 번져가면서, '책 읽기'를 목표로 하는 분이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SNS 등을 통해서 다른 사람이 어떤 책을 읽고 있고, 또 얼마큼 읽었는 지도 쉽게 알 수 있고, 또 자신의 기록을 공유함으로써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서로에게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주변에서 '책 읽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독서 모임이나 독립서점이 늘어나서 그 곳을그곳을 찾아가면 책 읽는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곳을 찾아가지 않는 이상,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유튜브를 하는 것처럼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날 확률은 현저히 낮습니다.
내가 나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중요성은 알지만, '현실' 즉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 목록을 우선으로 두고 하나씩 해 치우다 보면 시간이, 하루가 훌쩍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또한 책 읽기란 인스타그램 켜서 잠시 둘러볼까? 유튜브 영상 잠깐만 볼까? 웹툰 한 편만 볼까? 하는 것에 비해서 쉽게 시작이 잘 되지 않습니다.
책 읽기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책 읽기에 대한 부담감을 낮출 수 있을까요?
1. 고개 돌리면 책이 보이고, 손 뻗으면 책이 잡히는 환경
시골에서 사교육 없이 책 읽기만으로 자녀들을 모두 서울대에 보냈다는 가족 이야기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시간이 꽤 지난 이야기지만, 저한테는 꽤 인상 깊게 남아있는 이야기입니다.
그 가족의 비법은 "집안에 책이 널려 있었다."는 것입니다. 소파 위에도 있고, TV 옆에도 있고, 식탁에도 있고. 집안 어디든 눈이 닿는 모든 곳에 책이 있었다는 것이죠.
이처럼 책이 쉽게 보이는 환경을 만든다면, 책을 집어 드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확실히 줄여줄 수 있습니다.
마음먹고 책 읽기 시작하려고 하는데 책이 없다면, 책을 사는 것부터 해야 하지 않습니까. 책을 사러 서점에 간다면, 밖으로 나간 김에 다른 것도 하고 이것저것 하고 집 돌아오면 피곤해지고, 온라인 서점으로 사면 주문하다 보면 인터넷 쇼핑에 빠져서 시간 한참 보내고. 이렇게 하는 동안 처음 목표를 향한 마음이 옅어지고 맙니다.
그렇다고 책이 없는데, 책을 읽을 수는 없으니 책을 사긴 해야 합니다. 아니면 전자책을 구입하거나, 특정 전자책을 사려고 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밀리의 서재나 윌라 같은 전자책 서비스 콘텐츠를 구독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간 것처럼 여러 책을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2. 웹소설을 봐도 좋고, 뉴스 한 토막만 읽어도 좋다. 우선 텍스트에 익숙해지자.
숏폼 영상 콘텐츠가 유행을 넘어 일상에 자리 잡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요즘은 드라마, 영화도 10분 정도 분량으로 짧게 요약한 영상이 조회수가 높습니다.
영상 그중에서도 짧은 영상이 익숙해지다 보니, "글자"를 낯설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글이 길면 '빨리' 내용만 파악해버리고 글 읽기를 그만하려고 하는 경향은 나이를 불문하고 전연령층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글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는 자라서 더 글자를 낯설어하게 됩니다. 설명서를 '읽기'보다는 영상으로 된 설명서를 '보기'를 선호합니다. 설명서를 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런 현상이 설명서를 넘어가 전체적인 삶의 영역을 장악할 때 생각하는 '사고의 힘'이 약해집니다.
이를 증명하듯, 영상에 익숙한 상태로 자라 부모가 된 세대들이 알림장을 제대로 읽지 않아서 준비물을 잘못 챙겨주는 해프닝이 생기고 있습니다. 꼼꼼하게 읽기보다는 요약본 영상을 보듯 글씨를 읽는 습관 때문에 벌어진 일인 듯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꼭 책이 아니어도 먼저 '글자' 자체에 익숙해지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글자'와도 거리가 먼 상황에서 '글 읽기'를 하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거부감이 들기 마련입니다.
어렸을 적 책을 읽을 때, 부모님께서는 제가 만화책을 읽어도, 별로 유익해 보이지 않는 수수께끼 책을 읽어도 혼내지 않으셨습니다. 만화책에서도 배울 수 있는 내용이 있는 책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는 심하게 폭력적인 내용만 아니라면 아이들의 선택에 맡겨 주시는 게 좋습니다. 본인이 선택한 책을 읽는 습관은 시간이 지나서도 스스로 책을 선택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아니라 어른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기사를 읽어도 좋고, 아니면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한토막 편지글을 읽어도 됩니다. 우선은 글씨를 보는 것에 익숙해지면, 점차 읽게 될 것입니다.
3. 타이머 활용, 길이가 정해져 있는 영상처럼 책 읽기도 읽는 시간을 정해두자!
유튜브 영상을 클릭하기 전, 영상의 길이가 바로 옆에 보입니다. 영상을 보다 보면 시간을 신경 쓰지 않고 볼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 영상이 몇 분짜리 분량인지 확인을 하고 클릭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 읽기는 분량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사람에 따라 책을 읽는 속도가 다르기도 하지만, 자신이 책 한 권 읽는데 얼마큼 시간이 걸리는지 알거나 신경을 쓰고 읽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앉은자리에서 '책 한 권을 다 읽을 거야' 하는 마음으로 책 읽기를 시작하기란 부담스럽습니다. 영상 한 편 보자와 책 한 권 읽자가 주는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타이머를 활용하는 것은 부담감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5분, 10분 정도 타이머를 맞춰두고 읽으면 시간이 주는 뿌듯한 느낌이 있어서 하루 책 읽기 습관을 들이는 데 더욱 도움이 됩니다.
하루 책 1장 읽기, 5장 읽기를 목표로 해도 좋지만, 책마다 페이지 분량이 다르고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하루 일정량을 읽기에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책에 따라서 한 장이지만 내용이 어려워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어떤 페이지에는 그림이 있거나 아니면 마무리하는 페이지라서 2줄만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루 5분 읽기를 해서 5분이 넘었을 때, 그날 읽은 내용이 재미있고 시간이 된다면 그다음에는 자유롭게 더 읽어도 됩니다.
하지만 처음 책 읽기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어서 줄이는 습관을 만드는 과정이라면, 너무 재미있어도 30분~1시간 이상 읽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내일이 있습니다. 오늘 재미있고 마침 시간도 돼서 더 읽었는데, 내일은 컨디션도 좋지 않고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어제 많이 읽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 수도 있지만,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꾸준히 읽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재미를 나눠서 즐기는 방법을 선택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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